재개발 정비사업 보상금 증액청구 사건 종결

지난 달에는 1년 여 정도 진행했던 재개발조합과의 영업보상 사건이 끝났습니다. 수용재결이 있기 전부터 상담을 거쳐 수임을 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이 사건은 의뢰인들이 행정법원에서 1심이 끝난 후 항소 직전에 저를 찾아와 사건을 맡게 된 것이 좀 달랐습니다. 제가 전에 유사한 사건을 잘 마무리한 적이 있었는데, 1심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던 의뢰인분들이 기존 의뢰인의 소개를 받아 오다보니 좀 늦게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사건을 처음 수임한 후 1심 소송기록을 보면서 좀 안타까웠던 것은 한번에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에 이르는 토지, 지장물, 영업보상 등 손실보상 관련 사건들을 처리하다보니 소장이나 준비서면에 저를 찾아온 의뢰인들의 개별적인 사정들이 세심하게 반영되어 있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업보상과 관련해 필수적인 사실조회 신청이나 감정 절차는 다 거쳤지만, 실제 보상금 산정 과정에는 조금 더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일단 사건을 맡은 후에는 항소이유를 기재한 준비서면을 제출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의뢰인들과 상담을 했고, 항소심에서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자료들을 요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뢰인들이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정리해서 제게 전달해줬고,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꽤나 두툼한 준비서면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에서 소송이 계속되던 중에도 의뢰인들과 저는 조합과 합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제가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은 도시정비사업 관련 사건들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기본적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법제가 사업시행자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건의 경우는 소송을 통한 판결이라는 하나의 수단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재판상, 재판외 합의나 조정을 통해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이번에 종결된 사건의 의뢰인들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계셨고, 조합과의 합의 과정에서도 저와 계속적으로 상담을 해 끝까지 잘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의뢰인들이 처음 사건 상담 당시부터 소송 종결시까지 조언을 해주는 저를 굳게 믿어 주셔서 사건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이렇세 서로 믿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의뢰인들을 주로 만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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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개발정비사업 관련 사건들 종료

지난 주에는 거의 2년 정도 걸렸던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관련 사건들을 마무리했습니다. 주택재개발 사업의 현금청산자였던 의뢰인들 10여명이 처음 의뢰했던 사건은 사업시행계획인가무효확인 사건이었는데, 이후 구청에서 인가한 관리처분계획에도 문제가 있어서 관리처분계획인가무효 사건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조합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는 과정에서는 제대로 절차를 거치지 않아 형사고소도 더불어 진행했습니다.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는 법리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행정소송의 성격상 정책적인 부분도 일부 판단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하자가 법원에서 쉽게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부분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조합의 위법하고 태만한 업무 수행에 면죄부를 주는 부작용 또한 낳게 되고는 합니다.

조합 관련 행정소송 중 법원이 가장 증거와 법리에 충실한 판단을 하는 것은 조합설립과 관련한 하자와 관련한 조합설립인가취소소송이나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소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합의 설립 과정에서도 조합설립동의율이 법정 기준을 1%도 안 되는 차이로 넘겼기 때문에 조합설립동의서들과 관련한 중요한 하자가 있으면 정비사업이 중단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의뢰인들과 함께 이 조합의 설립동의서 관련 중대한 하자들을 발견해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소송도 제기하였습니다.

이렇게 행정소송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금청산자들이었던 의뢰인의 토지와 건물이 수용되면서 제가 의뢰인들의 명도소송과 보상금 증액청구 소송까지 담당하였습니다. 명도소송 과정에서는 법리적으로 관련 행정소송 내용이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을 주장하면서 치열하게 다투었습니다. 특히 조합에서 의뢰인들을 상대로 명도소송 소제기를 너무 조기에 하는 바람에 제가 이러한 소제기는 소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항변을 했는데, 이러한 항변을 받아들여 한 명도사건에서는 조합의 청구를 명도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결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보상금 증액청구 소송에서는 일부 사건에서는 이의재결을 하지 않고, 바로 보상금 증액청구 소송을 한 것이었는데, 송달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제소기간을 제대로 준수하였는지 문제가 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결국 유사한 사건과 관련 법령의 법리들을 주장해 제소기간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화해권고결정을 받기도 했는데, 명확한 해석이 없어 일반적인 보상금 증액청구 사건처럼 감정만 문제가 된 것이 아니어서 쉽지 않은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소송들이 함께 진행되면서 2년여 되는 시간이 흘렀고, 길어진 법적 분쟁에 지친 일부 의뢰인들은 조합과 합의를 하고 작년 가을경 먼저 사건들을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합과 함께 마지막까지 다투던 의뢰인들 역시 이번 봄에 조합과 괜찮은 조건으로 합의를 하여 최종적으로 모든 사건들이 종료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조합에서 최종 합의서에 날인을 받아 의뢰인들에게 전달하면서 며칠 몸살을 앓으실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역시 그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셨는지 대부분 며칠 누웠다가 일어나셨다고 합니다.

저는 기존에 서울시에서 진행한 조합 업무와 관련해 실태점검을 5년 넘게 해왔는데, 이러한 경험이 관련 소송을 하면서 도움이 되기도 하고, 소송 과정에서 이론적으로 더욱 연구를 한 부분이 실태점검 과정에서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 조합 관련 사건들을 수행하면서 확실히 이론과 실무는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 맞다는 것을 경험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의뢰인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놨으니, 다시 편안한 일상의 기쁨을 누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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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철, 변호사로 의미를 남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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