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가득한 몽골여행 6

홉스골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일출을 보는 것으로 열고 싶었습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들 잠들어 있는 어슴프레한 시간 저는 먼저 일어나 숙소 뒷편의 동산에 올랐습니다. 호수에 비친 해를 보기에 딱 좋은 명당이란 얘기를 이미 들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면 다시 귀국길에 나서야 했기 때문에 혼자서 쌀쌀한 몽골의 아침 공기로 정신을 맑게 하고 지평선 끝에서 쑥 올라온 해가 내뿜는 은은한 아침햇살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몽골의 자연 속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 가지고 있었던 여러 고민들이 실은 별로 중요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호연지기가 생기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홉스골과의 이별을 고하는 저만의 조용한 의식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꾸렸습니다. 저는 일행들 중 귀국하는 일부 사람들과 무릉으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고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갔는데, 막상 울란바토르에 가니 베이징에서 울란바토르에 가려고 3번이나 시도했던 생각이 나서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울란바토르에서 하루 머무는 동안 일행과 유명한 꼬치구이집에서 꼬치도 먹고, 국영백화점에서 몽골 특산품인 모피, 양털 제품과 칭기스칸이라는 브랜드의 40%짜리 증류주 쇼핑도 했습니다.

다음날 울란바토르에서 다른 일행들은 한국으로 가는 직항을 탔는데, 저는 베이징을 경유해 하루 묵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행들과는 한국에서의 뒷풀이 약속을 잡고 헤어졌습니다. 저는 울란바토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 가는 길에 몽골에 갈 때와 같은 비행기를 탔는데, 그때서야 왜 비행기가 2번이나 회항했는지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공항을 이륙했던 비행기가 베이징 공항에 거의 도착했을 때 일상적으로 했던 것처럼 뒤로 젖혀져 있던 좌석을 버튼을 눌러 원상복귀시키려는데 잘 돌아오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번 버튼을 누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제 뒤에 앉아 있던 승객이 저를 돕기 위해 좌석을 앞으로 밀었는데, 갑자기 뚝 하는 소리가 나면서 좌석이 부러지는 것이었습니다.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비행기 좌석이 그렇게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 황당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그 정도로 노후화된 기체로 해당 노선을 운항했기 때문에 조금만 기상 상황이 안 좋아져도 착륙을 하지 못하고 회항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덜렁거리는 좌석에 앉아서 그래도 다행히 베이징 공항에는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로 오는 길에 예상치 못하게 베이징에서 하룻밤을 자긴 했지만, 한국으로 귀국하는 길에는 예정했던대로 베이징 도심의 뒷골목인 후통 숙소에 짐을 풀고 하루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먼저 중국의 현대사를 지켜본 천안문 광장에 들렀는데 사람들도 많고, 테러 위험이 있었는지 광장에 들어갈 때 여러 번 소지품검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천안문 광장에 걸린 마오쩌둥 주석 사진과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중국인이 저에게 중국어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해서 사진을 찍어준 다음 나는 중국인이 아니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돌아서면서 제가 중국인처럼 생겼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웃기도 했습니다.

저는 천안문 광장만이 아니라 주변의 최고인민법원, 대검찰청과 공안부도 지나가면서 봤는데 관청의 위치가 그 지위를 알려준다는 말처럼 자금성을 면한 중심대로에는 공안부가 위치해 있고, 우리 대법원인 최고인민법원과 대검찰청인 최고 인민검찰청은 왕복 2차선이 있는 뒷골목에 있어 중국에서 사법부가 차지하는 위상이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대법원 앞에서 사진을 한장 찍으려고 하자 정문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공안이 제지를 하길래, 한국에서 온 변호사인데 기념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냐고 설명을 했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해 할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사진 촬영은 포기하고 그 옆에 있는 다른 법원들 건물들을 지나오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어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판결이 억울하다는 내용인 것 같아 우리나라처럼 중국에서도 저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제가 관심이 있었던 관공서들을 둘러보고는 후통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뒷골목의 오래된 집들과 가게들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식사도 하면서 혼자서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여유를 즐기다가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랫동안 여행하고 싶었던 몽골에 참 어렵게 갔지만, 그래도 그 정도 고생을 했기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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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가득한 몽골여행 5

홉스골은 몽골사람들도 선망하는 여행지답게 곳곳에 즐길 거리가 많았습니다. 숙소에서 여독을 풀면서 휴식을 취한 우리 일행은 본격적으로 계획했던 액티비티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첫번째는 홉스골 호수를 보트를 타고 즐긴 후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섬을 둘러보는 것이었습니다. 보트를 타러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보이던 홉스골 호수는 참 맑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곳곳에 핀 들꽃들도 예뻤는데, 그 꽃들만큼이나 말똥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것도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몽골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징기스칸의 그림도 식당이나 보트 선착장, 시장 등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다같이 선착장에서 보트를 빌려 바람을 가르면서 홉스골 호수를 내달렸습니다. 좁은 푸르공 차안에 갇혀 일주일 가까이 이동만 하다가 탁 트인 호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니 답답했던 가슴이 다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보트는 얼마간 수면을 가르며 달리다가 섬에 다다랐는데, 섬에 올라 살펴본 경치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매우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호숫가에 늘어선 나무와 초승달 모양의 호반까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식처 같은 곳이었습니다.

보트를 타고 섬을 구경한 후에는 다시 호숫가로 돌아와 숙소로 이동했는데, 가는 길에 작은 늪 같기도 하고 나무가 늘어서 있기도 한 작은 숲 같은 곳을 지났습니다. 지나가면서 보니 들판 한쪽에는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는데, 몸집이 경마에 출전하는 말들과 달리 제주도에서 봤던 조랑말들처럼 좀 작고 아담했습니다. 말 옆에는 남자아이들이 말을 돌보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이 말들 가까이 가니 게르에 앉아 있던 남성이 나와 얘기를 하는데 알고보니 그 말들은 우리 같은 여행자들을 태우고 투어를 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실제 살펴보니 말들이 귀엽고 작은 편이라 우리 일행은 말을 타도 별로 무섭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날 말을 타고 뒷산을 올라가는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날은 보트를 타고 돌아다녔더니 다들 좀 피곤했는지 좀 쉬다가 저녁 무렵에는 팀을 짜서 숙소 한쪽에 있는 배구장에서 내기 배구를 해서 식사 당번을 정하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습니다.

다음날 드디어 몽골에 온 목적 중 하나인 말을 타게 되었습니다. 다들 말을 타는 것은 처음이라 말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알지 못했는데, 일단 앞에서 안내하는 분이 말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지시하는 방법과 말이 발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이어서 가이드가 말을 타고 인도해면 저를 비롯해 우리 일행이 탄 말들이 그 말을 따라가는 식으로 30분 정도 평지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좀 익숙해진 후에는 약간 속도를 내서 뛰어보기도 했는데, 말들이 힘이 드는지 잘 뛰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좀 말타기에 익숙해지자 슬슬 산쪽을 향해 말들을 타고 줄지어 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라서 돌아보니 뒤에서 오던 말 한마리가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말이 먼저 걸어가자 그 말을 물려다가 그 말에 타고 있던 우리 일행 중 1명의 다리를 물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청바지를 입고 있어서 별로 다치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말이 문 이빨 자국이 있고 주위가 새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간 후 2달 지나 결혼식을 할 예정이라 혹시라도 다리에 든 멍 때문에 웨딩 드레스 입는데 문제가 있을까바 걱정이 좀 됐습니다.

우리 일행들이 좀 놀란 것 같자 가이드가 일단 말에서 내려서 좀 안정을 취하자고 해서 다들 말에서 내려왔습니다. 생전 처음 말을 타고 자세를 잡는 것도 쉽지는 않았고, 말들이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니라서 다리에 힘을 주느라 저도 좀 힘들었습니다. 말에서 내린 저는 가이드에게 옆에 있는 게르 위에 있는 하얀 것이 뭔가 물어봤는데 알고보니 무릉 시장에서 봤던 말젓으로 만든 치즈 말린 것이었습니다. 제가 쉬고 있는 말들 가까이 가서 좀 친해지려고 쓰다듬어 주려는 순간 갑자기 쉭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고살펴보니 말 중 한 마리가 물을 버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일행들이 이걸 보고 다들 웃다보니 긴장했던 마음들이 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상황이 좀 진정된 후 다시 산을 향해 말을 타고 가는데, 원래 가이드에게 듣던 것과 달리 말들은 고삐를 놓아 주건 다리에 힘을 주건 상관없이 자기가 가고 싶은대로 걸어갔습니다. ㅎㅎ 평소에 잘 밥을 잘 못먹는 건지 계속 길을 벗어나서 풀을 뜯어 먹으려고 했고, 특히 꽃이 보이면 특식이라고 생각하는지 남김없이 뜯어 먹었습니다. 가이드 아저씨가 그런 말들을 힘들게 인솔해서 오솔길을 따라 산 위로 올라가는데, 말들이 각자 식사를 즐기면서 길을 가다보니 생각보다 가는 속도가 느렸습니다.

산을 오르는 것이다 보니 경사가 좀 있는 곳에서는 말이 헐떡이는 것을 몸 전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을 타보면 말과 혼연일체가 되고, 말을 아끼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을 타고 가면서 옆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보고 있자니 평화롭기도 하고, 저멀리에는 푸르른 숲과 호수, 하늘의 멋진 대비가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가이드 아저씨는 계속되는 오르막을 오르느라 가쁜 숨을 내쉬는 말들도 쉬게 하고, 멋진 풍경을 여유있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다들 말에 적응을 했는지, 말에게 다리를 물린 일행도 편안하게 대화를 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말을 나무에 묶고 쉬게 한 후 저는 좀 더 전망이 좋은 위쪽으로 걸어가서 홉스골 호수와 숲을 바라보면서 바쁘게 살아왔던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을 내려온 후 밤에는 우리가 머물던 숙소에서 캠프파이어 등 행사가 있어서 우리 일행 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어울려 함께 술을 마시고, 춤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홉스골에서의 마지막 밤이 화려한 불길과 함께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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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가득한 몽골여행 4

우리 일행은 테르힝차강노르에서 은하수의 밤을 보낸 후 고요한 아침의 여유를 즐기다가 다시 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무릉으로 출발했습니다. 무릉으로 가는 길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시내들이 이어지는 초원과 푸른 숲이 우거진 언덕이 연이어 있는 고원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시냇가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언덕 위로는 푸르른 하늘 사이로 구름이 훌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몽골에서는 사진을 찍기만 하면 그림 엽서가 된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릉은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홉스골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데 몽골에서는 나름 번화한 도시여서 홉스골에서 식사를 해먹을 식재료들과 필요한 물품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인 술을 살 수 있는 적당한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일행들과 함께 무릉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양젖을 말려 만든 치즈 등 맛있어 보이는 간식들도 사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기를 파는 시장 한 쪽에는 독특하게도 몽골 전통 그림도 걸려 있어서 한참 보다가 다른 일행을 잠시 잃어버리는 일도 있었는데, 다행히 무릉 시내에서는 스마트폰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릉에 도착해 하룻밤을 잔 후 마침내 우리 일행의 목적지인 홉스골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홉스골은 면적이 제주도보다 큰 호수로,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와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곳입니다. 차를 달려 홉스골에 점점 다가가자 저 멀리 보이는 푸르른 호수와 주변의 숲이 왜 몽골 사람들에게 홉스골이 성스러운 곳이자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마침내 홉스골 호수에 도착해 둘러보니 선착장이 있고, 옆에 정박한 배로 호수 가운데를 건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선착장 인근의 작은 상점들에서는 몽골에서 나는 특산품으로 만든 악세사리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행하면서 기념품으로 이런 물건들을 사오곤 하는데, 몽골 여행을 상기시켜줄 사슴뿔을 발견한 후 신이 나서 뽀송뽀송한 털이 나 있는 작은 사슴뿔 2개를 사왔습니다. 귀국해서 때가 잔뜩 낀 사슴뿔들을 샴푸로 빨었더니 뭉쳐 있던 털들이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홉스골에서는 한 숙소에 오래 머물기로 했는데, 우리가 예약한 숙소까지는 다시 호숫가를 따라 차로 한참을 가야 했습니다. 마침내 숙소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푸르공 기사님과 가이드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한 후 각자 배정받은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홉스골에서 제대로 여행을 즐기기 위해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며 탐색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숙소 주변에는 우리가 원래 예약하려고 했었던 다른 숙소도 있었는데, 더 깔끔하고 조용해 보이긴 했지만 원래 예상했던 곳보다 숙박비가 비싸서 가성비를 고려하면 실제로 묵기로 한 숙소가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홉스골 호숫가를 걸어다니며 상점, 음식점, 모터보트 투어 여행사, 승마장 등 필요한 주변 지리를 익힌 후 어두워진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홉스골에서의 첫날 밤은 호수에 비친 달과 함께 기울어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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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가득한 몽골여행 3

오르혼 계곡을 출발해 단어 그대로 길도 없는 광활한 초원을 푸르공 운전기사의 방향감각과 좌표에만 의지해 하루종일 달리니 마침내 노천온천이 있는 쳉헤르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부터 다들 했던 얘기가 일단 몽골에 가면 매일 씻고 샤워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었습니다. 실제로 울란바토르를 출발한 후 샤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생수로 양치질과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여행계획을 세우면서부터 쳉헤르에는 노천온천이 있어서 샤워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다들 한낮에는 더위로 땀도 나고, 찝찝한 기분이기도 했기 때문에 쳉헤르에 얼른 가고 싶어했습니다.

운전기사가 약간 위치를 헷갈려 좀 헤매다가 오후 늦게 도착한 쳉헤르에는 게르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서있었고, 게르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먼 곳에서는 익히 들은대로 노천온천이 뜨거운 김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인 노천온천에서 나온 뜨거운 열수가 내뿜는 연기와 게르 관리인이 게르 내부의 난로를 피워 나오는 연기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숙박지 샤워시설과 온천욕장은 노천온천에서 열수를 끌어온 후 일정 온도까지 식혀 사용하고 있었는데, 저와 일행들은 오랜만에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풀고, 며칠 감지 못해 떡진 머리도 감으면서 상쾌하게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일행들과 온천욕을 즐긴 후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역시 다시 말할 것도 없이 연기가 솟아나고 있는 노천온천의 수원지였습니다. 늪지 같은 물이 고인 곳들을 피해 펄쩍펄쩍 뛰어 연기가 곳는 곳으로 부지런히 가보니 역시나 약간 썩은 달걀냄새 같은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는 노천온천이 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도 온천을 좋아하는지 몽골사람들도 많이 여행을 온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일행들과 다함께 온천욕까지 즐기면서 기분도 상쾌하고 더 친해져서인지, 쳉헤르에서의 밤은 다들 만취할 정도까지 술을 마신 후에야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 다른 일행들이 실신해있는 동안 냄비와 달걀을 들고 노천온천 수원지에 갔습니다. 전날 밤 술을 마시면서 제가 터키 온천에서 달걀을 삶는 얘기를 했다가 아침식사 당번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온천수에 달걀을 넣고 약 10분 정도 기다리니 익은 것 같아서 시험삼아 하나 꺼낸 후 껍질을 깠더니… 마치 조미가 된 것처럼 약간 짭짤한 맛도 나면서 풍미가 있었습니다.

제 예상보다 더 잘 맛있게 조리가 되었기에 저는 신이 나서 익힌 달걀들을 들고 게르로 돌아왔습니다. 게르로 돌아오니, 어제 밤 치열했던 전장에서 전사했던 일행들 중 일부는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고, 일부는 여전히 숙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늘어져 있었습니다. 좀 정신을 차린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준비해서 아직도 비몽사몽인 사람들에게 밥을 먹인 후 짐을 정리해서 푸르공에 탔습니다. 저도 전날 밤에는 다른 날보다 좀 무리해서 달렸는지 다른 날보다 머리도 좀 아프고,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다들 피곤해보였지만, 그래도 푸르공을 타고 초원을 달리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니 다행히 좀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중간에 차를 세우고 초원을 보고 있으니 목축하는 소와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뜨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상쾌해지고, 눈도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복잡했던 머리도 맑아져서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피부로 와 닿기도 했습니다.

이 날 저희 일행은 초원 한복판에서 분출했던 화산 분화구에 들러 테르힝차강노르라는 호수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보통 산맥 속에 있는 화산들만 봐왔던 제게 초원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허르허 터거라는 화산은 신기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화산 주변에 큰 숲이 있어서 그 풍경이 더욱 멋졌습니다. 몽골 사람들도 옛날부터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화산을 오르는 길에는 신을 모시는 장소도 있었습니다. 또 등산 길에는 타조인 것도 같고 아니면 몽골에서 유명한 독수리인지 모를 새를 닮은 죽은 나무 줄기가 있어 한참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허르허 터거 화산 분화구를 본 후에는 다시 근처에 있는 테르힝차강노르로 향했습니다. 힘들게 도착한 호수에는 부드러운 바람에 잔잔한 물결이 일고 있어 평화로운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일행들과 술을 한잔 하다가 생리현상을 해결하려고 잠시 게르 밖으로 나왔는데, 순간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별들을 보고 잠시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보았던 별들보다도 훨씬 많은 별들 사이를 별똥별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광경을 보고 유독 어렵게 몽골에 왔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너무 어두운 곳이라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제가 가진 휴대폰 사진기로는 제대로 그 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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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가득한 몽골여행 1

몽골은 여행 매니아들 사이에서 비록 남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들 한 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입니다. 넓은 국토, 여행할 수 있는 기간 제한, 혼자 여행하기가 어렵고 보통 4인 이상 팀으로 푸르공이라는 구소련제 지프와 운전기사 및 가이드까지 함께 구해서 여행을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는 도중에는 물로 씻기도 어렵고, 좁은 차안에서 최소한 일주일 이상을 함께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성격이 잘 맞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라 고역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수원에 있을 때부터 몽골여행을 한 번 가고 싶어서 몽골여행 동행자를 여행 카페에서 알아보고 있었는데, 마침 2015년 봄부터 동행자를 구하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계획한 몽골여행은 최소한 열흘 이상이었기 때문에 여유있게 여행을 할 동행자들이 필요했는데 마침 2주 가까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동행자들이 글을 올린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글에 댓글을 달고 기다렸더니 몽골여행에 합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추가로 댓글을 달아서 드디어 몽골여행 팀을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행 출발 전 오프라인으로 2회 정도 만나 여행 준비를 분담하고, 미리 숙소, 자동차 등 예약과 계약금 송금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몽골 숙소와 여행사는 해외계좌 이체가 아니라 웨스턴 유니언을 통해 직접 송금을 해달라고 요청해서 처음으로 웨스턴 유니언을 이용해보기도 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직업도 제각각인 몽골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각자 일정도 다르고, 몽골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일단 각자 일정에 맞춰 몽골 울란바토르 숙소에 도착해 특정 시각에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재판 일정과 법인 설립 일정이 있어 여행 출발 전날까지 몽골 숙소에 도착해 다른 일행들과 몽골 울란바토르 구경을 하고 출발하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마침 중국 베이징을 거쳐 몽골로 가는 중국 K항공사가 있길래 베이징에 들러 하루 정도 베이징을 둘러보고 유명한 베이징덕도 먹어볼 기회라는 생각에 얼른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 이후 제게 생각지도 못한 고난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당시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바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몽골여행에 대한 기대로 밤잠을 설치던 시간이 흘러 마침내 항공기를 타고 출발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할 당시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세게 불어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하늘로 날아오른 항공기는 별 문제없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베이징 공항에서 경유 수속을 밟은 후 시간이 좀 남아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면서 배터리 충전을 하고, 책을 읽는 등 여유를 즐기다가 베이징에서 몽골로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러 탑승구로 갔습니다.

베이징에서 울란바토르까지는 국제선이긴 하지만 거리가 짧아서인지 탑승구에서 기다리는 이동용 차량을 타고 도착한 곳에는 작은 항공기가 한 대 서 있었습니다. 항공기를 보고 중국과 몽골이 바로 옆 나라인데도 교류가 그리 많지 않은가 보다는 생각을 하면서 탔는데, 막상 항공기에는 서양인들이 상당수라 저처럼 몽골로 여행을 가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으로 보였습니다. 비행시간이 편도로 2시간 남짓이어서 몽골에 도착하면 숙소에서 마중나올 사람과 울란바토르의 명소에 대해 찾아보니 어느덧 울란바토르 칭기즈찬 공항이 보였습니다.

제가 탄 항공기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길래 이제 착륙을 하려나보다 생각을 하는데, 이상하게 활주로 가까이 갔다가 다시 고도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와서 울란바토르 공항의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착륙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안전벨트를 잘 매고 대기하라고 하였습니다. 이윽고 항공기가 울란바토르 공항을 중심으로 30분 정도 4, 5바퀴 선회를 하더니 갑자기 울란바토르를 뒤로 하고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해 있는데, 잠시 후 안내 방송이 나오길 기상 상황이 호전되지를 않아서 착륙이 어렵기에 일단 베이징 공항으로 회항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도착하는 날 저녁에 일행들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회항을 하게 되면 일행들에게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베이징으로 돌아가면 공항이나 숙소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후 연락을 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세기는 했지만 큰 문제없이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임시 입국증을 발급받아 항공사에서 배정해 준 공항 인근의 호텔로 이동을 했습니다. 항공사에서는 다음날 새벽에 다시 몽골로 가는 일정이 예약되었다고 안내를 해줘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는 독일에서 온 여행객과 호텔방을 같이 쓰게 되었는데, 배도 고프고 베이징에서 어차피 하루 묵게 된 김에 근처 식당에 가서 훠궈를 먹기로 했습니다. 함께 간 독일인을 고려해 홍탕이 아닌 덜 매운 백탕을 선택했고, 청경채 볶음을 함께 먹었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예상치 않게 포식을 하고, 호텔로 돌아와 몽골에 이미 도착해 있던 일행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제가 단체 카톡방에서 기상 문제로 회항을 해서 베이징으로 돌아왔다고 하니 다음날 한국에서 몽골로 가는 일행들은 자신의 비행기도 연착할까 걱정하고, 이미 몽골에 있던 일행들은 제가 다음날 오후에 도착하는 것을 고려해 일정을 변경해 제가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에 공항에 도착해서 저를 태워서 여행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룸메이트와 함께 항공사가 제공한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에서 수속을 하고 항공기를 타고 보니, 제 독일인 룸메이트 뿐만 아니라 상당수가 어제 항공기에 타고 있었던 승객들이라 반갑기도 했습니다. 다시 제가 탄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시간이 흘러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공항이 보이자 이번에는 착륙을 하겠지 하면서 다소 숨을 죽이고 착륙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탄 항공기 전에 다른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는 것이 보여서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항공기가 머리를 숙여 하강하면서 칭기즈칸 공항 활주로를 향해 내려가 2, 3미터 고도에 다다르고 착륙할 것 같았는데, 웬일인지 갑자기 다시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상승한 항공기가 공항을 한 바퀴 도는가 싶더니 갑자기 다시 고도를 높여 왔던 길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일어나 승무원에게 가서 왜 돌아가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기상 상황이 안 좋아서 다시 돌아간다고 대답을 하길래, 다른 항공기들은 착륙을 하고 있는데 왜 이 항공기만 착륙을 못 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승무원은 제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하면서 계속 기상 상황이 안 좋아서 착륙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만 반복했습니다. 이에 제가 어제 비행기가 회항을 해서 지금 일행이 공항에 와서 나를 태워가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항의를 했더니 여전히 기상 얘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승무원에게 항의를 한 후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 잠시 후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비바람이 거세서 안전을 위해 다시 베이징 공항으로 회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안내방송이 끝나자 항공기 안에서는 탄식 소리와 항의하는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기장이 회항을 한다는데 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당시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행에게 너무 미안했고, 일행이 울란바토르를 떠나면 몽골 대평원에서는 전화나 인터넷도 잘 안 되는데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지 머리를 싸매야 했습니다.

베이징 공항으로 돌아온 후 항공사에서는 다음 비행시간이 언제 확정될지 모르니 공항에서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대기하라고 공지를 했는데, 일부 승객들은 항공기로 가기 어려우면 기차나 자동차를 이용해 몽골에 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그 얘기를 듣고 정보를 찾아 보니 기차는 이미 오전에 출발을 해서 탈 수가 없었고, 자동차는 국경을 넘어 도착하는데 16시간 이상이 걸린다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룸메이트를 비롯한 일부 승객들은 매해 여름마다 몽골에서 열리는 승마 마라톤 경기에 참여할 목적으로 가는 것이라 마음이 더 급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일단 일행에게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항 라운지에 가서 와이파이로 카톡방에 비행기가 다시 회항을 했다는 황당한 사정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미 일행들은 울란바토르를 벗어났는지 아무도 읽는 사람이 없어 차라리 그냥 귀국을 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계획을 다함께 짜면서 서로 믿고 준비를 했는데, 이제 제가 가지 않으면 그런 신뢰를 저버리는 셈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만일 제가 가지 않으면 다른 일행들이 여행경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찌 되었든 몽골로 가서 일행들을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조바심을 낸다고 갑자기 해결할 방법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일단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고,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항공사에서 다시 출발할 시간을 공지하길 기다렸습니다.

몇 시간 후 항공사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공지를 하기에 공항에서 대기하던 승객들이 다들 모여들었습니다. 저는 기상 상황도 문제지만 비행기가 너무 작고 낡아서 다른 항공기들은 착륙을 하는데도 우리만 다시 회항한 것이 아닌가 해서 이번에 갈 때는 더 큰 다른 항공기를 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공항 게이트에서 셔틀을 타고 비행기에 도착하니 또 같은 비행기여서 3번째 회항을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일단 항공기가 베이징 공항을 떠난 후 항공기 내부를 봤더니 거의 2/3 이상의 승객들이 이미 같은 항공기를 타고 울란바토르에 갔다가 함께 회항한 승객들이라 얼굴들이 눈에 익었습니다.

드디어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공항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저를 포함한 승객들의 얼굴에는 긴장하는 기색이 완연했습니다. 기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비행기가 하강을 시작하자 입 안의 침이 마르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활주로가 보이고 항공기의 바퀴가 내려간 후 10미터, 5미터, 2미터 지상을 향해 항공기가 내려가다가 마침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퀴가 활주로에 닿았습니다. 이어서 항공기의 속도가 줄어들자, 항공기 내부는 박수를 치고 기쁨에 차 환호성을 지르는 승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이틀에 걸쳐 2번이나 회항한 끝에 마침내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저도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먼저 투어를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일행들을 어떻게 찾느냐 하는 막막한 과제가 저에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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