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겨울 유럽 여행 2

파리에서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생전 처음 미슐랭가이드 스타 식당에 가본 것이었습니다. 퓨전 일식의 점심 식사 코스요리가 나오는 곳이었는데, 먼저 식당에 들어가면 리셉션의 종업원이 코트를 받아서 별도의 코트룸에 코트를 보관해줬습니다. 종업원을 따라 자리에 앉으면 각자 메뉴를 고르고 식사를 하는데, 식사 도중 주방장이 나와서 자신의 요리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점이 이색적이었습니다. 음식도 괜찮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리셉션에 근무하는 종업원의 당당한 태도였습니다. 처음 식당에 들어가 코트를 받아주고, 식당을 나설 때 직접 코트를 입혀주는데,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프로라는 자세로 당당하게 서비스를 한다는 느낌을 받아 저도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음날 저를 비롯한 몇몇 일행들은 파리를 떠나 이른바 프랑스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루아르로 고성 및 와이너리 투어를 갔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제가 일행 중 일부에게 제안을 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루아르 지방에 멋진 고성이 많고, 와인도 저렴하면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좋은 와인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파리에서 이동하는데 거리가 좀 있기는 했지만, 오래된 성에서 보이는 멋진 풍경에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열심히 가이드를 따라다녔습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프랑스 가정식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푸짐하게 나온 식사와 이어진 와이너리 투어에서의 시음으로 기분이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10년, 20년 가까이 된 화이트 와인인데도 여전히 풍부한 향과 맛을 간직하고 있는데, 가격은 한 변에 4, 5만원 정도여서 역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루아르 지방이 좋은 와인 산지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부르게 식사를 한 후 와인을 마셨더니 이동하는 차 안에서 졸음이 쏟아졌는데, 투어 중 가장 아름답다는 성에 도착하니 멋진 모습에 잠이 달아났습니다.

루아르 지방 투어를 마치고 파리에 도착하니 늦은 밤이 되었고, 다음날 스위스로 이동해야 했기에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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