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매력이 넘치는 베트남 여행 1

베트남은 다양한 매력이 숨겨진 여행지인 것 같습니다. 2009년에 가족들과 함께 하롱베이, 하노이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구경할 것도 많고 음식도 입에 잘 맞아서 여행을 다시 가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베트남 북부가 아닌 가보지 못한 중부 이남을 가보고 싶었는데 2017년 여름 마침 여유가 있어서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일정이 맞는 친구가 없어서 여행카페에서 함께 여행갈 동료들을 찾아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베트남 중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여행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베트남 다낭으로 입국을 하였습니다. 다낭 공항에 도착한 후 바로 예전 베트남 왕국의 왕도였던 후에로 이동하기 위해 현지 여행사로 가서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을 한 후 약간 시간이 남아서 여행사가 있는 골목 한 구석에 천막을 치고 쌀국수를 파는 가게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돈으로 700원 정도 하는 쌀국수가 국물이 아주 진하면서 풍미가 있고, 서비스로 함께 준 바게트와도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좋게 배를 채운 후 베트남으로 여행 오길 참 잘했다고 혼잣말을 하면서 버스를 탔습니다. 후에에 도착해 예약한 호텔에 짐을 풀자 금새 저녁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일행과 간단히 저녁을 먹은 후 앞으로 어떻게 여행을 할지 여행가이드북을 읽으면서 계획을 짠 후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은 후에 왕궁과 왕궁 인근의 사원을 둘러보는 계획을 잡았기 때문에 서둘러 호텔을 나섰습니다. 후에 왕궁은 과거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중국풍에 베트남 고유 양식이 혼합된 느낌의 건물과 조형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자가 적힌 문과 솥은 중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물들과 똑 닮아 있기도 했습니다. 또 후에 왕궁에는 현재 베트남어와 달리 한자가 많이 적혀 있었는데 마치 우리 조선시대처럼 과거 베트남에서도 지배층은 한자를 주로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왕궁을 보다 보니 우리나라 창덕궁 후원의 꽃무늬 담장과 유사한 담도 보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조선왕궁 중에서는 창덕궁 후원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물론 창덕궁보다는 장식이 좀 더 화려하기는 하지만 비슷한 느낌이라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그뿐 아니라 왕궁의 각 구역들을 잇는 붉은 색 담장도 길게 처져 있어 중국 같은 느낌도 났습니다.

왕궁을 다 둘러본 후에는 왕궁을 나와 부근에 있는 강변의 사원을 찾았습니다. 사원은 강변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들어가는 길에 지나야 하는 문들도 많았고, 관광객들도 꽤 북적북적하는 정도였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사원 내부를 둘러보다가 높이 솟은 탑을 보게 되었는데, 중국의 영향을 받았는지 벽돌을 쌓아 만든 육각형의 전탑 형식으로 곳곳에 탑의 각 층별로 지붕과 창문이 있고, 창살에는 만자나 꽃무늬 장식으로 되어 있는 아름다운 형상이었습니다.

사원까지 모두 구경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왔는데, 중간중간 비도 오고 많이 걸어다녀서 그런지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더 돌아다니지 않고 쉴 생각으로 숙소 주변 시장에 위치한 미용실에 가서 이발을 했는데, 두피 마사지를 포함해 이발 비용이 우리 돈으로 약 9천원 정도 줬습니다. 해외에서 이발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떤 스타일로 할 것인지 좀 걱정도 됐는데 기대보다도 더 세련된 스타일로 이발을 한 후 비누 거품을 낸 상태에서 두피 마사지까지 해줘서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이발을 한 후에는 시장에서 제가 좋아하는 망고스틴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마사지를 예약한 후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일단 먹은 것을 어느 정도 소화시킨 후에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전에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스웨디시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스웨디시 마사지는 뜨거운 돌을 이용해 온 몸 곳곳에 올려놓아 몸의 근육과 긴장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마사지를 하는 것인데, 사실 누워있는데 뜨거운 돌을 몸에 올리길래 처음에는 좀 뜨거워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뜨겁다고 마사지를 안 받겠다고 치워달라고 하기도 뭐해서 좀 참고 있으니 점점 식어서 그래도 참을 만했는데, 잠시 후 다시 뜨거운 돌로 바꿔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흑흑…

그렇게 마사지를 받으며 2시간 정도 뜨거운 시간을 보낸 후 제 방으로 돌아오니 생각보다 여기저기 뭉쳤던 곳이 많이 풀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좀 뜨겁기는 했지만 처음 경험했던 스웨디시 마사지도 다른 마사지들 못지 않게 나름의 효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놓은 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티비를 보다가 어느 순간 푹 숙면을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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