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술선지’, ‘연결하라’는 세종대왕 말씀

얼마 전 아무런 예고 없이 제 사무실에 액자 한 점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이사로 있는 공익법인의 예전 이사장이셨던 대표님이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사업에 바쁘셔서 한동안 연락이 뜸했었는데 우연히 저희 법인의 다른 변호사님과 만나서 제 얘기를 듣고 선물을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제가 받은 액자는 캘리그래피 작가로 유명한 강병인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액자에는 한글로 ‘연결하라’고 써있습니다. 강병인 작가는 드라마 ‘미생’과 소주 ‘참이슬’, 전통주 ‘화요’ 글씨를 개성있게 쓴 분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하셔서 그런지 추사체처럼 글씨체가 현대적인 형태에 무게를 더한 느낌입니다.

액자의 ‘연결하라’는 문구는 세종실록에 있는 ‘소술선지(紹述先志)’라는 문구의 의미를 재해석한 것이라 합니다. 소술선지는 글자 그대로는 옛 뜻을 이어받아 이룬다는 것으로 세종대왕이 여러 인재들과 교류하며 뜻을 모아 새로운 성취를 이룬 것을 의미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처럼 선례와 전통을 중시하는 법학도 그렇지만, 기존의 것을 시대에 맞도록 다듬어 새로운 것으로 빚어내는 것이 가장 큰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도 프로젝트를 하면서 시공간을 종횡으로 살펴 이전 자료를 참조해 새로운 자료를 만들고, 제가 아는 네트워크에서 함께 할 구성원들을 찾고는 하는데, 이 또한 같은 이치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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