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 Seek)의 출현과 대중국 기술 봉쇄의 한계

이번 설 연휴에는 딥시크라는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모델이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좀 더 세세히 들여다봐야 하긴 하겠지만 서양의 빅테크 기업들이 들인 비용과 노력의 1/10도 안 되는 수준으로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큰 충격을 줬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AI 개발을 막기 위해 최첨단 기술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봉쇄를 했는데도 낮은 성능의 반도체로도 이 정도로 뛰어난 AI 모델을 만들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핵무기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NPT 체제를 거부한 인도가 서방 강대국들의 경제 제재로 인해 오히려 성냥에서 인공위성까지 자체적으로 만드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처럼 중국에 대한 기술이나 첨단 산업 부품 수출 제한도 마찬가지로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미 세계 2위의 내수 시장에, 14억이 넘는 인구와 다양한 자원이 부존하는 세계 4위의 국토 면적을 가진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 발전을 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오히려 철 지난 중상주의 정책으로 동맹국들을 옥죄려 하는 미국의 최근 행보는 세계 리더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흔드는 자충수로 보입니다.

일반/범용 인공지능의 출현이 임박했다는 여러 주장들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 과연 어느 국가가 미래 인류 문명의 방향을 설정할지 궁금해집니다. 또한, 이 격변의 시점에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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