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드디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1월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터키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문명의 발상지이자, 교차점이었던 소아시아 지역, 지금의 터키는 볼 것도 많고, 맛있는 먹을 것도 많을 뿐 아니라, 물가도 많이 비싸지 않아 당시 뿐만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입니다. 시험 합격 후 함께 여행을 갈 친구들을 찾아봤지만 20일 가까이 휴가를 내서 여행을 가기는 어려워 혼자 출발한 후 여행하는 중간중간 동행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핀란드는 이전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여름이라 백야를 보았기에, 겨울철에는 오로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경유지로 넣은 곳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제 계획에는 큰 착오가 있다는 것을 핀란드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핀에어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은 우리 버스터미널처럼 아담했고, 마침 밖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함께 타고 있었던 한국인이 있어 얘기를 나누었는데, 미국에서 유학을 하다가 방학 때 한국에 왔다가 다시 미국에 가는 길에 헬싱키를 들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럼 같이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해서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당시 서울은 뜻밖의 강추위가 몰려왔던 때라 거의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던 상황이었기에 영하 5도 정도 되는 북유럽 헬싱키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져 그런 얘기를 하면서 웃기도 했습니다. 저는 저녁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서 숙소직원에게 이른바 ‘산타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미로 가는 교통편을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직원의 답변을 듣고 제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로바니에미로 가는 비행기는 보통 6개월 전에 예매가 끝나고, 로바니에미로 가는 기차도 이미 매진된지가 오래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처럼 오로라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기에 어쩔 수 없이 남은 이틀을 헬싱키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헬싱키를 돌아다니다 보니 전통시장에서 순록과 곰 그림이 그려진 살라미를 발견하고 상인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순록과 곰고기로 만든 살라미라는 것이었습니다. 전에 유럽을 여행할 때 다양한 고기로 만든 살라미를 사서 먹어봤지만 순록과 곰고기는 처음이라 얼른 사서 챙겼습니다. 이 중 곰고기 살라미는 이후 터키를 여행하면서 장거리 버스를 탈때 다른 승객들에게 나눠줬더니 인기 폭발의 아이템이 되기도 했습니다.
헬싱키에서는 몇 가지가 기억에 남는데, 가구 박물관의 관람객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들이 오로지 나무로만 만들어져 있어 첫 눈에는 딱딱하고 불편해보였지만, 막상 앉아보니 너무 편해서 놀랐습니다. 또, 대통령궁은 도심 길가에 있는데, 소박한 건물이라 대통령의 권위를 앞세우는 우리 정서와 비교가 되었습니다. 특히 헬싱키 인근인 수오멘린나 요새에 가는 길에 봤던 북해의 바닷물이 얼어 떠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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