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겨울 유럽 여행 1

사법연수원에 입소해서는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며, 시험을 보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렇게 바쁘게 1년을 보내고 나면, 1달 정도 일종의 겨울방학 같은 기간이 주어집니다. 연수생 중 어떤 부류는 이 기간 동안 시험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연수원에서 학회 활동을 했던 연수생들은 기관연수를 많이 가곤 하는데, 저 역시 사법연수원에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했기 때문에 국제기구들을 방문하고, 틈틈히 여행도 하게 되었습니다.

학회원들이 업무 분담을 해서 방문할 국제기구들에 연락을 하고, 인터뷰를 준비하고, 숙소와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소와 항공권을 예약하고… 등등 보람있고 알찬 연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전체 일정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와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구들을 방문하고, 자유시간에는 각자 여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유럽에는 2002년 군 제대 당시 배낭 여행 이후 처음이라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는 기대도 많이 됐습니다.

마침내 비행기를 타고 13시간 이상 걸려 파리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었더니 저녁이 다 되었습니다. 예약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에펠탑의 야경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파리를 여행할 당시 일들이 생각나 혼자 웃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세느강을 내려가다보니 야간 조명을 비추는 주변 건물들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제 여행 시계가 다시 빨리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는 파리에 있는 법원을 방문하는 시간을 갖고, 루브르 박물관을 둘러봤습니다. 대학생 시절 파리에 갔을 때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여름철 휴가기간과 겹쳐서인지 관광객이 너무 많아 보고 싶은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다시 찾은 루브르 박물관은 다행히 전보다는 좀 한가한 편이었기에 더 여유있게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봤던 개선문은 다시 보니 그 위용이 더 커 보였는데, 전에는 차를 타고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도 다른 시간, 다른 마음으로 보면 달라 보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화재로 소실된 노트르담 대성당도 이름난 장미창 스테인드글래스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재즈 클럽을 찾아 음악을 듣다 보니, 파리에서의 또다른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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