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투어를 갔더니 피곤해서 그런지 숙소에서 늘어지게 잔 후 가벼워진 몸으로 일어나 여유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조식으로 나온 음식의 플레이팅이 예뻐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로 눈과 배가 기대치보다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날은 아내와 느긋하게 시내를 돌아다니며 지역 맛집들을 탐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간 곳은 빵을 좋아하는 아내가 일찌감치 찍어 놓은 베이커리 카페였습니다. 가는 길에 더위가 심해서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좀 시간을 보내다가 밖에 있는 기다란 테이블에 앉아서 아내와 얘기를 하며 빵을 먹었습니다. 빵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인기가 많은 곳이라 자꾸 사람들이 옆에 기다리고 있어서 서둘러 일어나 다시 쇼핑몰이 있는 시내로 향했습니다. 쇼핑몰에서 아내 귀걸이를 하나 사주고, 최신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인기 있는 음료를 마시며 음악을 듣기도 했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챙긴 후 Na Nirand란 이름의 다른 리조트로 옮겼습니다. 새로 옮긴 숙소가 마음에 들어 아내와 함께 숙소 내부를 돌아다녔습니다. 방도 마음에 들었지만 정원에 제가 좋아하는 큰 나무가 있어서 기념으로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수령이 무려 100년이 넘은 나무로 이 리조트를 처음 지은 사람이 심었다고 하는데, 이후 세월이 흘러 이 곳의 상징이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날 저녁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 후 일찍 자고, 다음날 또 다른 투어를 위해 체력을 비축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차를 타고 출발해 치앙마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사원을 찾았습니다. 사원은 다양한 불상과 건물, 불화 등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다만, 처음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해서 신발과 양말을 다 벗긴 했는데 비가 계속 와서 나중에 다시 양말을 신을 때 좀 찝찝한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 멀리 안개 사이로 보이는 치앙마이 시내의 전망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번에는 치앙마이에 있는 태국 왕실의 여름 궁전을 방문했습니다. 이 곳은 장미 정원을 비롯해 궁전 건물보다는 궁전을 둘러싼 정원이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아마 태국 왕실도 여름에 덥고 습한 방콕보다는 기온도 시원하고 뽀송뽀송한 느낌이 드는 치앙마이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슬슬 정원을 걷다가 다양한 색상의 장미꽃도 보고, 조각상도 보면서 산책하며 여유를 즐겼습니다.










오전에 투어를 빨리 마치고, 오후에는 시내를 돌아다니며 아내는 망고주스를, 저는 좋아하는 수박주스를 마시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제가 머물던 숙소에는 한가운데 수영장이 있었는데 선베드가 있어서 여유있게 아내와 함께 물에 들락날락하며 햇살도 즐겼습니다. 수영장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배가 고파져서 슬슬 옷을 챙겨입고 숙소 주변의 야시장을 찾았습니다. 북적북적한 야시장을 둘러보다가 굴전과 치킨볶음밥을 사서 아내와 함께 나눠 먹은 뒤 모기에 쫓겨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수영장에 숙박객이 아무도 없어서 낮에는 찍지 못한 멋진 수영장 사진 한 장을 건져서 객실로 들어갔습니다.





떠나는 날 아침이 되니 머물렀던 숙소의 주변 풍경이 멋져서 그냥 체크아웃을 하기 아쉬웠습니다. 조식을 먹고 아내와 함께 정원을 둘러보면서 나중에 다시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와서 묵어가자고 얘기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얘기를 한 후 숙소 옆을 유유히 흐르는 물결이 아름다워 추억으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숙소를 떠나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방콕을 방문한 것이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이런저런 변화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숙소 주변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식당이 있어 들어갔는데, 가수가 기타를 치면서 라이브 음악을 하는 곳이었는데 꽤나 노래를 잘 불렀습니다. 마침 신청곡도 받고 있어서 태국의 마지막 밤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술도 한잔 기울이며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방콕에서는 아내와 함께라 전에 다녔던 곳과 좀 다른 곳들로 찾아다녔는데 쇼핑몰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쇼핑몰은 제가 좋아하는 망고스틴을 사기 위해서였는데, 여러 곳을 가봐도 제철이 아닌지 통 망고스틴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건조 망고스틴 한 봉지를 대신 사고, 전에 사먹지 않았던 두리안을 골라봤습니다. 연유와 두리안을 쌀밥에 섞어 먹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별로 냄새도 나지 않고 맛이 아주 좋아서 놀랐습니다. 남은 태국 바트화로 마지막 저녁식사도 푸짐하게 한 후 아내와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총총총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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