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경제학사 산책 – 새뮤얼슨 vs 프리드먼, 그림동화 완역본

  •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경영학과에서는 경제학이 전공 필수과목이라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배웠는데, 당시 아주 오래된 고전 경제학에 대한 내용을 주로 배우고 케인즈학파나 통화주의에 대해서는 별로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 물론, 이젠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다른 내용도 많이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새뮤얼슨 vs 프리드먼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사실 프리드먼이라는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나와 있는 것처럼 사실 프리드먼은 통화주의를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학에서는 많은 유산을 남기지는 못했고, 오히려 정치에 관심이 많아 정치를 통해 더 알려진 것 같습니다. 저도 폴 새뮤얼슨보다는 밀턴 프리드먼이 훨씬 익숙한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제가 잘 몰랐던 폴 새뮤얼슨이란 경제학자가 참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경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는 것과 경제 상황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이 달라 그 중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보다 나은 방법론은 자유주의를 강조한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이 아니라 폴 새뮤얼슨의 케인즈주의 통합이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때 정치와 경제에서 자유주의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쳤지만 개개인의 자유 추구만을 이상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선전은 제 경험과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만일 대학에서 경제학 이론을 배우기 전 역사적인 경제 상황의 변동과 그에 따른 경제학 이론의 대응을 알 수 있는 경제학사를 먼저 배웠다면 경제학 공부를 훨씬 더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렸을 적 그림동화 중 일부 발췌본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유럽의 민담이 우리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 정도였는데 나이가 들어 어디선가 그림동화가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잔인한 내용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좀 잔인한 내용들이 있었던 것도 같았습니다. 또 하나 놀랐던 건 제가 그림동화라고 알고 있었던 책의 제목이 책의 저자였던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사실 전 그때까지 동화에 삽화가 많이 있어 즉, 그림이 있어서 그림동화라고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200년 전 그림형제가 모은 벨기에,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모은 민담들을 번역해 2권의 두툼한 책으로 출간했는데, 원래 이런 내용이었나 싶은 것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읽어서인지 이야기의 뒷부분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다른 내용으로 기억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림동화 자체도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내용들이 조금씩 변화되어 제가 읽은 판본과 완역본의 내용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초 그림형제가 출간했던 민단의 내용 그대로 읽는다는 것은 당시 유럽 사회의 실상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나저나 계모는 어디서나 악인으로 묘사되는데, 뭔가 문화권 사이에서도 상호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인간이 보편적으로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른들도 생각할 것들이 많이 생기니 이제 아이들에게만 그림동화를 읽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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