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1

한 때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나왔던 인도네시아 발리. 신혼여행이나 개인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찾았던 여행지입니다. 더불어 가족들이 함께 가서 쉬기에도 좋은 리조트들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을 맡아서 관리해주는 자체 프로그램이 있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맡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클럽메드 리조트도 있는데, 제 조카를 맡기고 푹 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부모님과 누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갔습니다.

리조트와 항공권이 포함된 여행상품을 구매했더니 발리 공항에 도착하자 리조트로 가는 버스를 안내하는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늦은 저녁, 약간은 긴 비행시간에 지쳐서 버스에 얼른 몸을 싣고 리조트로 향했습니다. 버스에서 잠시 졸았나 싶었는데 리조트에 도착해서 가족들이 머물 방을 안내받았습니다. 부모님, 누나 부부, 저와 제 남자 조카가 방을 같이 쓰게 되었는데, 리조트 상품에 식사와 음료, 주류 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어서 서둘러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식당은 뷔페식과 예약이 필요한 레스토랑들이 있었는데, 첫날이라 예약을 하지는 못해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기내식을 먹어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지만, 음식이 기대보다 다양하고 맛도 괜찮아서 가족들과 즐겁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배가 부르니 소화를 시키고 싶어 리조트 내부를 산책 겸 한번 둘러본 후 다음날 일정을 정한 후 각자 방으로 들어가 쉬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데 식당으로 가는 데크 다리 아래쪽에 도마뱀 한 마리가 느긋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방 천장과 벽에도 작은 도마뱀들이 붙어서 걸어다니는 걸 본 터라 잠자는 동안 달려들지나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도마뱀도 아침 햇살을 즐기는 것을 보면서 저도 휴양지에 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전날 계획한 것처럼 리조트 안에 있는 다양한 체육시설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클럽메드는 전세계에 많은 리조트가 있는데, 각 리조트마다 특색이 있어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들이 달랐습니다. 발리 리조트에는 리조트 내에 양궁, 테니스, 골프 등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버지, 매형이 한 팀, 저와 조카가 한 팀으로 양궁 경기를 하기도 하고, 짧은 Par 3 9홀 골프를 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가족들이 그렇게 함께 운동을 해본 적이 없어서 지금 생각해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더운 낮에 계속 운동을 해서 땀이 좀 나서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제공해주는 장소에 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수박주스와 망고주스를 마시면서 그곳에서 좀 쉬다가 숙소로 가보니 누나와 어머니는 낮잠을 자면서 쉬고 있었습니다. 저는 누나와 다음날 계획인 래프팅, 원숭이 사원 방문에 대해 의논을 한 후 제 방에 가서 쉬다가 매형과 함께 주변 마트에서 장을 봐오기로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구글지도에 의지해서 리조트 인근 쇼핑몰에 다녀오면서 괜찮은 식당이나 마사지샵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발리의 마트에 가서도 제가 좋아하는 망고스틴을 파는지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아쉽게도 망고스틴 철이 아니라 마트에 들어오는 양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아침에 들어오자마자 모두 판매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쉽지만 물, 맥주 등 음료와 다른 과일, 과자 등 안주와 다른 필요한 물품들을 사서 리조트로 돌아가는데, 마침 깔끔한 마사지샵이 보이길래 가격을 알아보고 명함도 하나 챙겨서 돌아갔습니다. 리조트에 돌아가서는 가족들이 모여서 맥주를 한잔씩 하면서 얘기를 나누다가 다음날 래프팅과 시내 관광을 기대하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발리에 가기 전에 가족들이 다같이 여행을 가니 함께 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하나 정도 해보자고 했는데, 부모님이 마침 래프팅을 해보신 적이 없어서 래프팅을 골랐습니다. 리조트에서 출발하여 택시를 탔는데 기사에게 래프팅을 할 수 있는 여행사에 가자고 하니, 자신이 아는 곳을 소개해준다길래 그 여행사로 갔더니 제가 알아본 가격보다 한참 비싼 가격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누나와 상의해서 너무 비싸니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기사가 흥정을 해서 다소 가격을 할인받았습니다. 원래 그 가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도 함께 돌아다니다보니 다른 여행사를 다시 찾아보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에 결국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그 여행사에서 래프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가이드가 나눠주는 구명조끼와 노를 들고 차를 탄 후 강 상류로 이동해서 계곡을 내려가는데 땡볕에 예상보다 많이 걷게 되어서 부모님이 약간 걱정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아버지는 당시 폐가 안 좋으셔서 호흡이 가쁜 편이라 등산이 힘든 상황이었기에 일부러 가족들이 천천히 걷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강가에 도착해 보트를 타자 다들 즐겁게 급류를 즐기면서 래프팅을 했고, 항상 그렇듯 다른 보트와 물 튀기기 놀이도 하면서 순식간에 하류에 도달했습니다. 부모님은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고 얘기하셔서 준비했던 저도 기분이 좋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가벼운 마음으로 발리 시내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발리 시내에서는 원숭이 사원을 가기로 했는데, 들어가는 길에 주의 표지판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주의사항은 원숭이들이 물건을 훔쳐갈 수 있으니 먹을 것이나 모자, 안경 등 물건을 잘 간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원숭이 하나에게 먹을 것을 주면 다른 원숭이들도 달려들 수 있어 조심하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웃긴 것이 그 표지판 옆에서는 원숭이들에게 주라면서 바나나를 팔고 있었습니다. 주라는 건지 주지 말라는 건지…

가족들이 일단 사원 안 쪽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가 뒤를 돌아봤더니, 제 조카가 바나나를 들고 가는데 큰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제 조카한테서 바나나를 빼앗아가려고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 조카는 초등학교 6학년 정도여서 겁에 질려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얼른 조카에게 달려가서 일단 조카가 들고 있는 바나나를 달라고 해서 제가 들고, 조카는 누나에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바나나를 한번 본 원숭이는 쉽게 포기를 하지 않고 계속 따라왔는데 제가 쉽사리 주지 않으면서 눈싸움을 하니, 이번에는 제 바지를 잡고 늘어지면서 바나나를 달라고 시위를 했습니다. 가만보니 덩치도 상당히 커서 두목 원숭이 같았는데, 손톱이 날카로워서 제 바지를 잡고 늘어지니 바지에 구멍이 뚫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바나나를 한번에 주지는 않고, 조그맣게 잘라서 몇 번 준 후 나머지 바나나를 풀숲으로 던졌더니 두목 원숭이는 몰려드는 다른 원숭이들을 물리치고 바나나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보니 제 매형한테도 원숭이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ㅎㅎ

두목 원숭이를 뒤로 하고 원숭이 사원 내부를 둘러보니 관광객한테서 얻었는지 공을 가지고 노는 원숭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특이하게 힌두교를 믿는 발리섬이라 그런지 원숭이 사원 내부에는 여기 저기 힌두교를 상징하는 문양들과 조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원숭이 커플이 나란히 다리 난간에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더 안 쪽으로 가보니 원숭이 가족들이 사원 담장 위에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는데, 서로 꼭 끌어안고 있기도 하고, 털을 골라주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원숭이들도 사람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원숭이 사원을 나와서는 시내를 둘러보고 간단히 쇼핑을 한 후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에 돌아가서는 옷을 갈아입고, 하루 전 알아본 마사지샵에 가서 래프팅으로 지친 몸을 풀었습니다. 아버지, 매형, 저와 조카가 같은 방에서 마사지를 받았는데, 오일 마사지를 택했더니 손바닥만한 팬티 하나를 주고는 그걸로 갈아입고 마사지를 받으라고 해서 좀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전통적인 마사지를 받고, 오일까지 발라주니 낮의 뜨거운 햇빛에 시달린 피부가 좀 회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사지를 받아서 노곤해진 상태로 숙소로 돌아갔더니, 가족들 모두 빨리 잠자리에 들고 싶어 해서 발리에서의 세번째 하루가 서둘러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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