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위헌, 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와 헌법 질서 회복

2024년 12월 3일 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재우고 있었고, 저는 다른 방에서 밀린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 중 이상한 기사가 속보로 뜨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윤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가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였습니다.

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방송을 보다 보니 역사책에서 봤던 비상계엄 상황에 언뜻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그러다 계속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국민들을 우습게 봤으면 무려 2024년에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이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군대를 동원해 국민들을 살해하고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단 말인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화가 나지 않는다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국회의원들이 빠르게 대응해서 헌법 절차에 따라 계엄 해제가 의결되었고, 몇 시간 지체되긴 했지만 계엄이 해제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실패한 쿠데타의 결과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의결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육아로 바빠서 1차 국회 탄핵 의결 때는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더 이상 두고 봤다가는 정치만이 아니라 경제도 엉망이 될 것 같아 2차 탄핵 의결 시점에 맞춰 여의도 국회 앞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기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을 너무 자주 탄핵하는 것은 국가에 혼란을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윤대통령의 거듭되는 실정으로 탄핵을 말할 때도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상계엄은 그 자체로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었기에 대통령을 탄핵하고 다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를 안정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의도 집회는 국회의사당 앞부터 여의도 역까지 집회 인파가 가득 들어찰 정도로 엄청난 인원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이 전달됐는지 다행히 2차 탄핵 의결은 가결되었고, 집회에 참석했던 저를 포함한 국민들은 가결 204표라는 국회의장의 발표에 다들 환호를 했습니다.

물론 마음 한 구석에는 생각보다 너무 적은 찬성표로 인한 실망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 다시 법에 정한 절차대로 나라가 운영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됐기 때문입니다. 많은 인원이 모여서 집에 가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여의도를 떠나며 하늘에 뜬 달을 보니 그래도 우리나라가 다시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촬영하고 귀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회의 탄핵 의결 이후 예상보다도 더 휘청거리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윤대통령의 권한대행이었던 총리 역시 이 사태를 정리할 모든 방안을 거부하다 마찬가지로 탄핵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2024년 마지막 날 드디어 그 다음 권한대행인 경제 부총리가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결정할 헌법재판관 2인을 임명한 것입니다. 이런 결정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최소한 탄핵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되어 한숨 돌리게 된 것 같습니다. 빨리 이 상황이 정리되어 경제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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