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학교는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이었습니다. 그 중 고등학교는 여고라는 특성 때문인지 큰 문제는 많지 않았지만, 최근 10대 여학생들이 학교생황을 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고,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에 널리 퍼졌던 이른바 ‘중2병’이 만연해 있는 중학교는 고등학교와는 또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으로 6년 정도 활동했던 중학교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저의 학창 시절과는 다른 학생들,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법률전문가 위원이라는 입장에서 최대한 학부모 위원님, 교사 위원님들이 먼저 의견을 밝힌 후 제 의견을 밝히곤 했습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교육과 관련한 징계 절차라는 특수성이 있고, 자칫 제가 먼저 의견을 밝히면 다른 위원님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이유로 인해 제 의견은 다른 위원님들과 다르기도 했습니다. 교육적 목적을 위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그래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기도 하였고, 학생회 간부에게는 그 직책에 맞는 더 큰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해당 중학교 학생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의결을 거쳐 다른 학교로 보낸 학생들이 몇 명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그 이전 징계에서 제가 한번 정도는 더 기회를 주자고 했던 학생들도 있는데, 다음 위원회에서 다시 징계 대상이 된 같은 학생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2020년 학기부터는 더 이상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교육지원청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장 자체 종결권도 강화되었으니 기존처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와 징계로 학교 현장이 더 혼란스웠던 상황은 점차 줄어들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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