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던 라오스 여행 1

제가 사법연수원에 다녔던 2011년에는 1학기가 끝나고, 한 달 정도 쉬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저는 많은 압박을 받는 연수원 공부를 하면서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는데, 시간이나 비용을 생각해 가까운 곳을 택해야 했습니다. 동남아시아에는 여러 번 갔었기에 이번에는 좀 생소한 라오스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라오스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많지 않은 곳이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이라 실제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라오스에 가기 위해서는 베트남이나 태국을 경유하는데, 저는 돌아오는 길에 방콕 카오산 로드에도 가보고 싶어서 태국을 경유하는 항공권을 예매했습니다. 출발 전 라오스에서 같이 여행을 할만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니 라오스를 여행하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아 구하지 못하다가, 다행히 비엔티안에서 만나서 라오스 일정을 같이 할 수 있는 동행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태국을 거쳐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 도착했는데, 비엔티안 공항은 마치 시골 버스 터미널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방콕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비행기도 작은 프로펠러기였는데,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공항 옆에 바로 붙어 있는 논에서 벼를 베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비엔티안에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니 만나기로 한 일행이 있어서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가이드북을 보니 비엔티안에는 인기있는 프렌치 식당이 있었는데, 가보니 손님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단 가격을 보니 우리나라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어서 송아지 혀 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 저도 생전 처음 시켜보는 메뉴라 맛이 어떨까 걱정이 됐지만 막상 먹어보니 쫄깃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아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저는 동남아시아에 가면 꼭 망고스틴을 사먹기 때문에, 시장에 들러 망고스틴을 사서 일행과 함께 망고스틴을 까먹으며 앞으로 여행 계획을 의논했습니다.

그렇게 여행 첫날이 가고, 다음날 본격적인 라오스 여행을 위해 방비엥으로 가는 미니 버스를 탔습니다. 방비엥은 다양한 액티비티로 유명한 곳으로, 제가 갔을 때만 해도 주로 서양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였습니다. 방비엥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홍수가 나서 도로가 물에 잠기기도 했는데, 버스 기사가 지금은 지나갈 수 없다고 하기에 내려서 주변 노점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자 다행히 도로에 고여 있던 물이 빠져서 다시 버스를 타고 거의 7시간 이상 걸려 간신히 방비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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