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녁에는 매형이 20세 이하 월드컵 경기를 함께 보자고 해서 누나집에 놀러 갔습니다. 하루 종일 변호사회에서 연수 강의를 듣고, 8시 정도 되어서 누나집으로 향했는데 도착하니 에어 프라이어로 삼겹살을 굽는 맛있는 냄새가 가득 했습니다.
월드컵 결승전도 있었지만 얼마 전 매형이 직장에서 이사가 되어 축하의 의미로 와인 한 병을 가져가 누나까지 3명이 함께 나눠 마셨습니다. 미성년자인 제 조카는 오렌지 주스로 만족했습니다.

매형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저와 누나가 많이 친한 것을 알고, 결혼하기 전 누나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형이 하나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는데 그 말처럼 지금까지 형처럼 저를 챙겨줬습니다.
제가 갑자기 혼자 살게 됐을때 불편할텐데 집에 들어와 함께 살자고도 했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시절에 누나와 반찬을 준비해서 신림동까지 갖다주면서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행동이 자신이 경제적으로 여유있어 한 것이 아니어서 더욱 고맙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누나와 결혼할 당시 둘 다 대학원생이어서 어렵게 신혼살림을 시작했고, 이후 급여가 박한 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결혼기념일에 누나가 좋아했던 캣츠 뮤지컬 티켓을 사다줬는데, 누나로부터 생활비가 필요해 티켓을 다시 팔았다는 얘기를 듣고 매형은 가족들도 챙기지 못하면서 뭘하고 있는 것인가 스스로 자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기자 생활을 접고, 학원 강사가 되어 부단히 노력해 이제는 유명한 강사가 되어 이사까지 된 겁니다.
제가 가끔 제 누나와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농담도 하곤 했는데, 지난 주말엔 매형과 침대에 누워서 결혼 전 했던 얘기를 하면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형이 돼줘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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