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여러 사건을 맡았던 한 가족의 소송 사건들이 마침내 마무리되었습니다. 제가 최초 송무 업무를 하게 된 것은 이전에 썼던 실종선고 사건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해당 사건이 잘 끝나자 의뢰인이 가족의 다른 사건들까지 맡기셔서 여러 사건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 중에는 가족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정리하기 위한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친모와 다른 남성으로부터 태어난 가족인데, 성년이 된 후 호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친모와의 관계가 불분명해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였습니다. 자신의 친모가 실제 친모라는 것을 확인하는 판결을 받아 어머니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사건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미 친모가 사망한 상태라 다른 가족과의 관계를 입증해 자신의 친모를 확인받는 감정을 진행했고, 다행히 원하는 결과가 나와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위 판결문을 가지고 가서 구청에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려고 하니 친부와의 관계가 다시 정리가 되어야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청에 가족관계등록사무 관련 업무을 위임한 법원의 담당자와 계속 논쟁을 했지만 결국 결론은 도돌이표로 또 다른 판결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구청과 법원이 원하는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을 받기 위해 소장을 내고, 다시 다른 유형의 감정을 받아 몇 달 후 판결문을 받아 간신히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의뢰인 가족의 성년후견 사건도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성년후견 사건은 상속인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필요한 서류들이 많은 편인데, 상속인 중 일부가 소식이 두절된 상황이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법원을 잘 설득해 시간이 좀 소요되기는 했지만 의뢰인과 다른 친족이 공동으로 성년후견인 선임을 받았습니다. 성년후견인 선임 이후에는 재산을 조사해 목록을 제출하는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의뢰인에게 자문 형식으로도 도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한 가족 전체의 다양한 가사 사건들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상속이나 이혼 사건을 하면서도 그렇지만, 이번 의뢰인의 가사 사건을 수행하면서 한 가족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읽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전쟁이란 우리 역사의 큰 비극이 한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 가족 구성원들의 삶에는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그 결과를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의뢰인이 여생을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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