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AI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지난 달 말에는 제가 올 봄부터 다녔던 서울대학교 AI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이나 기존 사업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려고 하는 기업의 대표나 이사 등 경영진들이 많이 듣는 과정입니다. 저도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에 대한 자문 업무나, 인공지능 관련 법령 제정 자문 업무들을 하면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나 산업에 대해 보다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이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3월말에 입학식이 있었는데, 마침 AI연구원의 원장님이 제가 예전에 대학원을 다닐 때 청강을 했었던 과목의 장병탁 교수님이셨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로봇의 법적 지위”라는 주제로 논문을 쓰려고 법학 이외의 강의들도 들었었는데, 그 중 장병탁 교수님의 인공지능 인지과학이라는 다양한 전공 통합 과정이 있었습니다. 장병탁 원장님과 그때 얘기를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강의는 일주일에 한번 있었는데, 20회의 강의 중간에는 방학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방학에 같이 강의를 듣는 원우들과 해외로 워크샵도 다녀오고, 국내에서 있었던 워크샵에서 토론도 하고, 수시로 많은 술잔과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많이 친해졌습니다. 저는 원우회에서 인사총무를 맡았는데, 다른 실무진들과 함께 원우회 행사를 함께 준비하면서 재밌는 경험도 많이 하고, 덕분에 수료하면서 공로상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7개월 정도 강의를 들었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아서 학창시절에도 몇 번 못 받았던 개근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ㅎㅎ

강의를 들으면서 제가 인공지능과 관련해 주로 법적인 측면에서만 갖고 있던 지식을, 실제 기술적인 부분이나 실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통합해서 알게 되니 여러 의문점들이 점차 해소되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단지 강의만이 아니라 동호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교류도 많이 해서 여러 원우들과 사업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게 됐고, 법적 자문들도 하게 됐습니다. 수료식 날 분과별로 마지막 발표를 하면서 10년 이후에는 법조계가 어떻게 변할지 인공지능이 그린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수료식에서 그동안 있었던 많은 추억이 담긴 영상을 보다 보니 함께 한 원우들이 참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최고경영자 2기로 들어갔는데, 1기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올해 이어진 좋은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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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5. 에너지경제신문 칼럼 기고 – 인공지능 춘추전국시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인공지능이 마케팅 수단의 일환으로 보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서비스와 연계되는 것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 모델의 표준 내지는 선점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개발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앞날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문명이 구축되면 어떤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느냐가 국가,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이유로 경쟁이 치열하기도 한데, 문제는 이런 경쟁의 결과 결정적 우위를 차지하는 하나의 인공지능 모델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 인류 문명은 전체적으로 취약해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칼럼은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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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난민, 이주민 모의재판 대회

얼마 전에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난민, 이주민 모의재판 대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두번째 대회로 제1회 대회에서는 제가 운영위원회를 맡아 대회 준비와 운영을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재판부의 재판관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대회의 실무를 담당한 난민, 이주외국인 특위의 다른 위원분들이 대회의 전반적인 준비를 해주셔서 이번에는 전보다 편하게 대회 당일에 재판관으로만 참여했습니다.

제1회 대회보다 문제가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학사 일정에 바빠서 그런지 참가한 팀이 전보다 줄어들어서 좀 아쉽긴 했습니다. 좀 더 많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이 난민, 이주민들의 인권과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번 모의재판 대회의 개최 취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참가한 학생들이 열띤 변론을 펼치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느낌도 들고, 제가 법정에서 변론할 때는 어떤 모습일지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도 됐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에는 점점 더 많은 이주민들이 거주하게 될 것이고, 세계 각국의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도 우리의 품을 안식처로 삼아 오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영역에서 활동할 변호사들이 더 필요하게 될 텐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미래의 변호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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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인공지능(AI) 해외 산업 연수 참가

지난 달 중순에는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다니는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주최한 홍콩에 있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과 산학협력 지원단을 방문하는 해외 연수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관련 산업에서는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그 중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선두를 다투고 있습니다.

홍콩에 도착한 날 저녁에는 이번 홍콩 해외 연수를 주선해주신 회사 대표님이 평소 홍콩과 중국에서 알고 지내던 분들을 초대해서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장소는 리츠칼튼 호텔 꼭대기의 라운지 바였는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귀가 멍멍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타이페이 101타워 엘리베이터보다는 부드럽게 올라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103층에 도착해 밖을 보니 아직 밖이 밝아서 주변 경관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서 함께 간 원우들이나 홍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술을 곁들여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행사가 열린 라운지 바도 내부 인테리어도 아주 멋지고, 천장도 높아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네트워킹 행사가 끝난 후에는 창밖으로 보이는 야경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은 후 숙소로 가서 비행기를 타느라 새벽부터 돌아다녀서인지 꿀잠을 잤습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바쁘게 시작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다들 차를 타고 홍콩교육대학교를 방문했습니다. 홍콩교육대에서는 학내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는데, 교육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타트업 창업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홍콩교육대학교에서 준비한 발표를 듣고, 실제 개발한 기술을 보면서 기술 수준이 아주 높다기보다는 실제 활용 가능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콩교육대학교 일정을 마친 후 홍콩 사이언스 파크로 이동했습니다. 홍콩 사이언스 파크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비슷한 성격의 곳인데, 깔끔한 외관의 건물들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반 업체인 Sense Time의 회의실에서 진행된 발표를 보면서 기존에 알고 있었던 안면 인식 비전 분야만이 아니라 디지털 트윈과 TTS, AI 휴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궁극적인 지향점이 AGI의 구현이라는 것을 발표 내용을 보고 기업의 비전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언스 파크에서 일정을 마친 후 마지막 일정인 홍콩과학기술원으로 이동했습니다. ASTRI로도 알려져 있는 홍콩과기원 설립은 예전의 금융 중심지 홍콩이 점차 그 입지를 잃어 가자 첨단 IT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자 하는 시도로 느껴졌습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보석의 종류와 품질을 감정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재미있었고, 중국 정부가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3D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홍콩과기원의 교수들이 번갈아 발표를 하는데, 그 중 원장님이 발표한 내용 중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법제 개정 법률자문을 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비록 법제가 갖춰졌지만 아직 우리는 여러 규제 때문에 시험 운행만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표가 끝난 후 원장님께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고 제 소개를 한 후 홍콩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서비스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묻자, 웃으면서 홍콩도 한국과 동일한 상황이고, 상용 서비스는 규제가 훨씬 느슨한 중국 선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웃으면서 상황을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빡빡한 일정의 업체 방문과 지원센터 방문이 끝난 후 후련한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마오타이 미니어처도 마시고, 적당히 취한 상태로 홍콩의 야경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오래 전 홍콩에 갔을 때 들렀던 빅토리아 산정에 올라 야경을 보니 홍콩도 많이 변한 것 같았습니다. 어두운 전망대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홍콩의 야경을 본 후 밤이 깊도록 술잔을 나누며 홍콩에서의 꽉 찬 연수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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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과 국적국 사실조회 연구 보고대회

며칠 전 난민심사와 난민 소송에서 난민이 제출한 자료가 위조된 것이 아닌지 난민의 출신국에 사실조회를 하는 문제에 대한 보고대회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부위원장으로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난민이주외국인특위에서 지난 임기 때 연구를 했었던 것인데,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보고대회를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새로 위원회가 구성된 후 기존에 연구를 했던 위원분들 중심으로 보고대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한 심사나 소송에서 가장 핵심은 난민의 진술이고, 이러한 원칙은 국제적으로 난민협약이나 유엔난민기구의 지침 뿐만 아닐 우리 대법원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도 불구하고, 출입국사무소나 법원에서는 진술만으로는 쉽사리 난민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경우 물증을 제출해야 하는데, 급박하게 자신의 국가를 탈출해 해외 다른 국가로 온 난민에게 서류나 사진 등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할 수 없이 고국에 있는 가족들이나 지인을 통해 자료를 어렵게 구해서 제출해도, 출입국사무소에서는 그 서류가 가짜라면서 위조됐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그 서류가 진짜라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이 문제인데, 국적국 정부에게 난민신청을 한 것이 알려지면 고국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실제 난민의 국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의 가족을 잡아서 수감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진행했던 난민 사건들에서도 난민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가 진정한 것인지 서로 주장이 엇갈렸는데, 난민 신청인은 가족들의 안전을 우려해 사실조회 동의를 하지 않으면 불리한 결과를 각오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할 때 저 역시도 난민 신청인에게 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고대회에서 좌장을 맡아 연구 보고서에서 검토된 내용들을 살펴보니 이론을 비롯해 국내와 해외 사례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난민 신청인들에게 이처럼 가혹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에 걸맞는 처분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법원 입장에서도 난민 신청인들의 진술 이외에 어떤 자료들을 근거로 난민 인정을 할 것인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 상황은 반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무언가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보고대회를 계기로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합리적인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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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4. 에너지경제신문 칼럼 기고 – ‘시장주의’ 지역주택조합의 역설

저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실태조사에 참여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지역주택조합을 규율하고 있는 주택법을 개정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서울시에서 현황을 파악해 제도 개선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것입니다.

사실 2015년부터 서울시에서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 재건축 조합들에 대한 실태점검이란 명칭으로 감사를 실시하면서 초기에는 조합 행정, 계약, 회계 등 곳곳에서 많은 문제들을 목도했습니다. 그 후 현재까지 40여개의 조합들에 대한 실태점검을 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서울시가 조합의 행정, 계약 및 회계 기준을 보다 세밀하게 정한 규정들을 시행했고, 나아가 이런 내용을 반영한 도시정비법 개정까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실태조사를 나가 보니, 제가 처음 실태점검을 나갔던 재개발 조합보다도 더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기준이 없는 조합 행정 업무, 계약 금액이나 성격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수의계약, 증빙자료 없이 지출되는 비용과 장부와 맞지 않는 회계처리까지 총체적인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며칠 전 이런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관리, 감독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다만, 주택법에 지역주택조합의 업무에 대한 규제 내용이 별로 없거나, 실효성이 없는 내용들이 많아 현행 조항만으로는 관리, 감독을 아무리 강화해도 문제를 막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차제에 민간사업으로 보아 시장의 자율에 맡기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격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 도시정비법처럼 주택법의 조항들을 세세하게 규정하거나, 아예 도시정비법을 개정해서 지역주택조합도 도시정비법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선책으로 정 안되면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법제화하여, 지역주택조합의 정관 조항에 일정한 사항이 들어가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자재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오르고, 이미 상승한 토지 가격까지 고려하면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정이라면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서민들의 고통은 점점 심화될 것입니다. 최근 지역주택조합 관련 비리와 법적 분쟁 기사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정부의 빠른 대처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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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5. 에너지경제신문 칼럼 기고 – AI 시대에 걸맞은 새 제도 설계해야

주변을 살펴보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기업만이 아니라 공공영역에서도 인공지능으로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최근 인공지능 발전 단계는 양질의 데이터를 이용해 보다 높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능이 뛰어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해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비용 중 75% 이상이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들 정도로 데이터 처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데이터를 확보했는데, 그 데이터에 개인정보나 저작권이 있는 정보가 있다면 그 데이터를 이용할 수가 없게 됩니다. 개인정보 보호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규제가 있지만, 사실 구체적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문제들은 기존 규제에 대한 해석으로도 완전한 해결이 쉽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 학습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에는 이런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안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에는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인간이 개인정보나 지적재산권 침해의 주체이던 시대에서 인공지능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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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로부터 버림받은 국가유공자와 가족들

며칠 전 제가 원고를 대리해 맡았던 사건에서 청구 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에서 소송구조를 받았던 원고가 상담을 요청해서 상담을 한 후 담당했던 사건입니다. 제 할아버지도 한국전쟁 당시 부상을 입어 제대 후 힘겨운 삶을 살다 돌아가셨고, 최근에서야 아버지께서 대신 훈장을 받으셨던 일이 있어 어려운 사건이지만 원고를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원고의 부친은 한국전쟁 당시 박격포탄에 눈을 잃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제대 후 사망하셨습니다. 유복자였던 원고는 이후 모친이 재혼을 하면서 고아가 되었고, 어린 시절 할머니를 어머니로 알고 성장하다가 할머니도 돌아가시면서 친척집을 떠돌게 됐습니다. 당연히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던 원고는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아무것도 없이 많은 고난을 묵묵히 견뎌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갖은 고생을 하다가 60여년이 흐른 후 원고는 국가를 상대로 자신의 부친이 국가유공자라는 것을 인정해달라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런 원고의 청구에 대해 보훈청은 원고의 부친이 한국전쟁 당시 부상을 입었다는 증거를 대라고 반박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를 본 적도 없는 원고가 그런 증거를 가지고 있을 턱이 없었고, 그 증거는 사실 국가가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원고가 기나긴 소송 과정에서 부친의 병적부와 육군병원에서의 치료 기록을 찾아냈고, 그 기록의 내용을 부인할 수 없었던 보훈청은 결국 원고의 부친을 가장 등급이 낮은 공상군경 7급으로 인정해줬습니다. 육군병원의 기록에 원고 부친의 양안 시력이 0.2, 0.1로 기록되어 있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원고 부친이 제대한 후 같은 마을 옆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원고의 부친이 양 눈을 실명했고, 제대 후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1년 후 사망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에 다시 7급은 너무 등급이 낮다며 등급 부여를 취소하고, 부친의 부상과 사망이란 희생을 반영할 수 있는 등급을 부여해달라며 소를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보훈청에서는 기존처럼 원고의 부친이 양 눈을 실명하였다거나, 그로 인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자신들의 7급 등급 부여도 여러 사정을 반영한 너그러운 성격의 처분이었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정황상 원고의 부친이 군 복무 중 부상을 입었을 때나 그 이후 제대했을 때도 국가는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국가는 국가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원고의 부친을 외면했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부친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소를 제기한 원고에게는 부친이 얼마나 부상을 입고, 왜 사망했는지 증거를 대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훈청이 보훈부로 승격된 이유는 원고나 원고의 부친 같은 국가유공자들의 헌신을 제대로 기리고 대우하기 위한 것일테지만,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국가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시혜를 베푼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국가유공자 인정과 관련한 자료를 국가가 수집하도록 하고, 그 입증책임을 국가가 지도록 하거나 입증 정도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료들은 그 성격상 원래 국가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개인이 갖고 있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원고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될 사실과 증거를 모두 주장하고 제출해야 합니다. 법원도 법률이 그렇고, 대법원 판례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국가가 증거를 갖고 있음에도 개인인 원고에게 그 증거를 제출하라고 하는 모순된 상황, 이런 증거의 편재 때문에 많은 국가유공자들이나 그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여전히 승산없는 싸움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국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하고,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대우하는 것은 바로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합당한 대우와 예우를 갖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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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항소 인용 ‘피고인은 무죄’

지난 주에는 참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제가 1심부터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됐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로 선고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1호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알려졌는데, 북한 출신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유통한 것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기존에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인데, 뉴스나 스트레이트 등 시사고발 프로그램으로도 많이 알려진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중국에서 북한 개발인력을 활용해 뛰어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국내에 납품하고, 세계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정치적 상황이 변화됐고, 그에 따라 피고인의 사업도 위기를 맞았을 뿐 아니라 기업의 대표였던 피고인은 공포의 대상인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굴레를 쓰고 구속이 되었습니다.

1심이 진행되면서 국가보안법 사건에서는 이례적으로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어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의 행위가 과연 국가보안법이 처벌하려고 하는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정도인지, 피고인이 그런 행위라는 것을 인지했는지, 제출된 증거의 증거능력이 있는지 등 수많은 쟁점들이 3년 동안 공판정에서 다투어졌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일부 내용에 대해서만 무죄를 인정하였을 뿐 대부분 혐의에 대해서 유죄로 보아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을 법정구속했습니다.

변호인단의 앞에서 피고인이 법정구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니, 피고인 본인뿐만 아니라 변호인단이었던 저 역시 당황스럽고, 힘이 쭉 빠지게 됐습니다. 한동안 변호인단도 힘을 내지 못하던 차에 새로 변호사분들이 참여하면서 다시 전열을 정비하여 법리적인 부분과 사실 인정에 대해 치밀하게 의견서를 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공판이 장기간 진행되어 1년 반 가까이 흐르자 다시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변론이 종결되었는데, 선고기일이 다가오자 떨리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선고를 하는 날, 공판정에 들어가 30분 가까이 선고를 듣는데 처음에는 변호인단의 남북교류협력법 적용 주장을 배척하고, 일부 사실에 대해서만 혐의 인정을 배척하여 불안감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선고가 이어지면서 피고인의 범죄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없었다는 설명이 나오면서 저나 변호인단의 다른 변호사들 얼굴이 환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재판장님이 피고인을 일어서게 하고 ‘피고인은 무죄’라고 말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 피고인이 겪어야 했던 고초와 피고인이 공을 들였던 사업이 모두 무너지게 된 데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고, 그래도 우리 법원에서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법리에 따른 판단을 하는 판사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는 순간 수년간 피고인의 공판마다 오셔서 방청하시며 아들의 무죄를 호소하셨던 피고인의 아버님이 박수를 치고 일어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외치는 모습을 보고 또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1심에서부터 검찰에서는 이 사건이 정치적 사건이 아닌 경제적 목적의 사건이라는 것을 강조했는데, 생각해보면 중국을 경유한 삼각무역이나 남북경협사업을 이런 식으로 사후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범죄로 처단하다 보면 향후 어떻게 남북간 민간의 경제적 교류가 가능할 것인지 참으로 암담합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처럼 우리 사회를 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쌓인다면 언젠가는 지금의 정치적 대립이 완화되고, 공존공영하는 미래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고 후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하는 피고인을 보면서 피고인과 그 가족들이 겪었던 어려움이 다시 한번 생각났습니다. 가정의 중심이었던 아버지가 구속되자 생활비와 학비 걱정을 해야 했던 가족들, 보석 기간에는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놓겠다며 하루도 쉬지 않고 공사 현장에서 나가 일을 하던 피고인을 보며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참으로 기뻤습니다. 저는 쉽지 않은 사건이었지만, 그렇기에 보람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변호인단과 헤어져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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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법 개정과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주관자 범위 확대

지난 월요일에는 국회가 그동안 밀려 있었던 과제들을 한번에 많이 끝냈습니다.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보훈처를 보훈부로 격상하고,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나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나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 등을 도입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도 통과됐지만, 제가 이사로 있는 나눔과나눔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마침내 의결이 되었습니다.

줄여서 장사법이라고도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기존에 사망자의 장례를 주관할 수 있는 연고자 범위를 법률상 친족이나 사망 전 보호하던 행정기관이나 치료기관 등으로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점차 개인화, 파편화되면서 이러한 친족이나 가족과 단절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결국 사망한 분이 가족들과는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혼, 동거를 하거나, 수십년 동안 친분이 있는 지인이 있는 경우도 생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장사법은 매우 한정된 범위에서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연고자를 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락을 하지 않던 가족들이 시신을 포기하면 무연고 사망자가 되어 동거를 했거나 지인이라도 장례를 치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법조항은 과거 가족과 친척들이 한 곳에 집단으로 정주하던 농업 사회를 전제한 것으로 현재의 변화된 사회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나눔과나눔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작성해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했던 보고서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이제는 연고자의 범위를 확장해 보다 널리 사망자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몇년 전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으로 해당 조항의 해석을 통해 이러한 범위의 확대가 이루어졌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도 보완되고 있었지만 이제 법률의 명시적 조항으로 논란의 여지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연고자 범위 전체를 확장한 것은 아니고, 무연고 사망자에 한정하여 사망하기 전 장기적·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 또는 종교활동 및 사회적 연대활동 등을 함께 한 사람, 사망하기 전 본인이 서명한 문서 또는 「민법」의 유언에 관한 규정에 따른 유언의 방식으로 지정한 사람을 장례 주관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여 제한적으로만 확대된 것입니다. 앞으로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사망자에 대해서 연고자 범위가 확대되어 돌아가신 분의 의사와 존엄성이 존중되는 ‘가족 대신 장례’, ‘내 뜻대로 장례’가 활성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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